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 감상
※주의사항
- 죠죠 4부(+1, 2, 3부)의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는 글입니다.
- 작성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담겨있습니다.
- 의견을 주신다면 기쁩니다. 4부 너무 재밌어요. 4부 얘기 해주세요…….
2021년에 작성했던 리뷰글
최근 죠죠에 빠졌다. 이유는 나도 모르고, 중딩들 축구하는 만화 보려고 유넥스트 끊었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죠죠 1부를 틀고 있었고, 2부에 열광하고 있었고, 3부에 울고 있었다. 정주행 기간도 점점 짧아졌다. 3부는 6일정도 걸렸나... 4부는 3일 걸렸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거냐...
4부를 다 본 후의 감상은 ‘너무 재미있다’였다. 물론 직전에 본 3부도 무척 즐거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엔딩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디오 살아있는거 맞죠? 네?) 재미있다의 기분이 덜했던 것 같다. (3부 자체가 그런 면이 없잖아 있는데, 스타크루를 사랑하기 때문에 열심히 봤지만... 차례차례 적을 쓰러트리는 진행구조+최종보스전 이라서... 근데 또 이걸 지루하게 하지 않은게 적절한 개그요소와 캐릭터성과 기타 연출 등등 이라고 생각한다. 3부도 진짜 최고다. 디오가 너무 허무하게 죽은 거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지... 아니 근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건가... 기둥의 남자들이랑은 다르잖아? 역시 죠셉 이자식 파문 썼으면 이길 수 있었던 거 아냐? 두유노기둥남?)
4부가 너무 좋았던 이유는 많지만, 몇가지만 추려서 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사실 감상글이라는 걸 쓰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과연 이런 글로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싶을 정도로 4부는 재미있었으니 다들 죠죠 4부 봐줬으면 좋겠다. 근데 4부가 더욱 재미있으려면 3부를 봐야하고 3부가 더욱 재미있으려면 2부를 봐야하고 2부가 더욱 재미있으려면 1부를 봐야하니 결국 4부를 보려면 1부부터 봐야한다. 당연한거다. 애니는 처음부터 봐라.
1. 모리오초
첫번째로는 4부의 모든 에피소드가 모리오초杜王町안에서 일어난다는 점이었다. 4부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부보다 비교적 (매우) 일상 만화처럼 느껴진다는 부분인데, 1부, 2부, 3부를 돌이켜보면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1부, 2부 모두 어딘가로 꼭 한번은 이동 (이동의 기준은 마을 이상) 했다.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1부와 2부는 비교적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일상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3부는 일본에서 시작하여 50일간의 유사 세계일주를
(걸어서 카이로속으로)
하는 5명(+개 한마리)의 가족여행 같은 거니 이동은 불가피하다.
반면, 4부는 모든 일이 모리오초 안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그냥 가만 보면 마을에서 보내는 일상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그 한정된 일상 속에 서스펜스 요소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 4부를 재미있게 해준다. 이걸 '클로즈드 서클'이라 한다고 하는데... 모리오초는 꽤 큰 마을이고 밀실이라고 한정짓기는 너무 넓다. 그래서 '사회적 폐쇄공간'이라는 말을 쓴단다. 사실 제대로 안 알아봤다. (저기요) 하지만 이게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일상을 보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 15년 전부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말도 안 된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죠타로는 그렇게 따지면 외지인인데, 그렇기 때문에 1화부터 나온다. 뭐, 중간에 나오는 죠셉은 별개로 치자... 대충 그런 감성이 좋다는 거다. 논문이 아니니 구체적인 건 생략하겠다. 아니면 나중에 고치던가...)
케이초, 오토이시 모두 모리오초 안에서만 행동했으며, 17화 키시베 로한의 모험에서 언급되는 살인범(=키라 요시카게)도 '모리오초 내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것으로, 미스테리는 모두 일상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모리오초 안에 잠들어 있다. (비슷한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은게 오노 후유미의 시귀 다. 재미있는데 봐주실분...?)
그렇게 사회적 폐쇄공간을 형성하면서도, 결국 모리오초는 모두의 돌아올 장소인 걸까... 라는 생각도 했다. 마지막의 오쿠야스도 그렇고, 생각해보면 로한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거고... 코이치가 제대로 된 스탠드 술사가 되기 전에 죠타로랑 죠스케네랑 관련되려던 이유가 ‘마을이 위험해질지도 몰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모리오초를, 그리고 평범했던 자신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적과 맞서 싸우게 된다는 점이 좋다. (생각해보면 죠스케는 행동이유가 뭘까? 프세터에 내가 죠스케가 최애가 아닌 이유에 대해서 적었을 때, 죠스케가 성장형 캐릭터가 아닌 완성형 캐릭터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는데... 아무래도 4부 한번 다시 봐야할 듯.)
2. 인위적인 스탠드술사
다음으로 좋았던 건 활&화살의 존재이다. 사실 뜬금없이 뭐냐?! 싶었는데, 3부에서 이미 타로카드(메이저뿐이지만)와 9영신을 써버렸고, 모리오초는 원래 평화로운 마을이었으며, 키라와 죠스케를 제외하고는 케이초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스탠드 술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개연성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근데 사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면 또 잘 모르겠다. 카쿄인이랑 폴나레프는 어릴 적부터 스탠드술사였던 거 아닌가...? 엔야가 빠른 속도로 디오의 동료를 모을 수 있었던 이유가 활과 화살이 있었기 때문이라 했던 것 같은데, 왜 3부는 타로카드라는 상징이 있고 4부는 없는건데!? 싶기도 하고... 3부 적들이 '능력을 얻었다'라는 말은 안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이상하게 기억하는 걸수도 있고...)
케이초가 활화살을 찾아 움직이게 된 이유, 스탠드 술사를 만들어내려 한 이유부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나 카쿄인 마지막 장면 볼때도 안 울었는데... 케이초 얘기 듣다가 울었다. 하지만 슬프잖아요... 니지무라 家 행복하게 해주세요... 그럼에도 아버지를 고치지 못하는 건 슬프다... 케이초가 그렇게 가버린 것도 슬프다... (이건 여담인데 마지막에 오쿠야스한테 굳이 ‘넌 언제나 내 걸림돌이었다’라고 한 이유는 뭐였을까? 생각해보고 싶었다. 따라오지 말고 네 길을 가라는 건가... 역시 니지무라 형제 행복하게 해주세요...)
초반에는 마을이 이렇게 된 게 케이초의 탓처럼 느껴졌다. 아니 반쯤 맞지... 대부분이 케이초 때문에 스탠드 술사가 되지 않았나? 중간중간 '케이초 인가...' 같은 식으로 이름 언급돼서 웃펐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케이초가 리타이어 함과 동시에 오토이시한테 옮겨간거 까지도 재밌었고, 오토이시를 처리한 이후에 사실은 활화살이 두 개 있었다! 는 것도 황당했지만(좋은 의미로) 좋았다. 근데 어디서 얻었대...? 나왔었나? (까먹은듯;) 그리고 케이초→오토이시로 넘어가는 동안 키라는 계속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도 참 재밌다.
그리고, 3부와 또 하나 달라서 재미있는 점은 반드시 주인공 일행을 죽이거나 해하려는 스탠드 술사가 아니라, 자기 직업이나 재능에 활용하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토니오, 로한, 에스테 신데렐라 (죄송해요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등등... 심지어 그걸 '이거 설마 무슨 일 일어나나?!'+개그요소+죠죠 특유의 고어를 섞어서 에피소드로 만들었다는 점이 날 들었다 놨다 했다. 비교적 일상애니라 느끼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 같다.
3. 히가시카타 죠스케
죠스케 능력이 치유라는 점도 마음에 든 부분 중 하나였는데, 3부가서 죽은애들 고쳐주면 안 되겠니... (안 됨) 사실 이거 때문에 보는 내내 다쳐도 죠스케가 고쳐주겠지.../에이 죠스케 곧 오겠지 설마 죽겠어ㅋㅋ 싶은 생각 많이 하긴 했다. 그리고 실제로 죠스케가 와서 고쳐줬다. 그래서 마지막에 오쿠야스 때문에 땀 좀 뺐다. 아니 하필이면 연출을 그렇게 해서 진짜 죽은 줄 알았다고 ㄱ- (이런 일상 애니에서 주인공 쪽에서 죽는 사람이 나오겠어? 싶은데 이미 시게치가 갔다...)
그런데 아마 죠스케가 없었으면 이런 전개도 이런 스피드도 없었을거고, 치유가 생명체에 한정된게 아니라서 그걸 다양한 곳에 활용한다는 점이 즐거웠던 것 같다. 캐릭터가 죽음으로 완성된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좋은 예:시저 체펠리 / 안좋은 예:무함마드 압둘 압둘살려) 4부는 개인적으로 다들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점이 정말 좋다.
4. 키라 요시카게
키라 요시카게가 최종보스라는 점도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딱히 키라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악역으로는 참 좋은 캐릭터 아닐까... 싶다. 사실 키시베 로한의 모험 볼 때부터 아하, 그럼 최종보스는 여기서 얘기하는 살인범이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죠죠 4부 이전에 페르소나 4를 더 먼저 접했기 때문에, 유사성이라고 할지... 연상되는 부분을 많이 느껴서 그런 식으로 유추한 것뿐이었다. (그리고 맞았음. 페4 요소를 느낀 건 다른 부분에서도 많지만... 그리고 페르소나4보다는 죠죠 4부가 더 먼저 나왔을 테니 굳이 따지자면 페4에서 죠죠 4부 요소를 따간 게 되겠지만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니 그건 둘째치고 페르소나에 대한 자세한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테니 관심이 있다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죠죠 4부가 재미있으셨다면 분명 재미있으실 겁니다! 스팀에도 있음.) 근데 오히려 그렇게 연상할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 오타쿠가 다 그렇죠 뭐...
키라가 바라는 것또한 '일상'이라는 점, 그리고 킬러 퀸의 마지막 능력... 그냥 이게 너무 좋았다. 나는 시간 가지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게 좋다. 솔직히 디오의 더 월드도 간지난다. 죠타로도 부럽다. 지금 과제도 안 하고 이러고 있는데 내 옆에서 계속 더 월드 좀 써주면 좋겠다.
그리고 거기에 얽힌게 하야토라는 점도 좋은 부분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좀 더 감정이입 하기 쉬웠다고 해야하나... 하야토가 갈등하거나 행동하거나 하는 게 좋기도 했고, (하야토도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 같아서 그것도 좋았다... 나는 성장하는 캐릭터가 좋다) 마지막 장면도 정말 좋았다. 좋았다는 말 밖에 못하지만 좋았다. 엄마랑 둘이 행복하게 살아야 해...
5. 기타
나머지는 짧아서 기타로 분류한다. 에피소드로 잠깐 나오나 싶은 캐들을 그 뒤에서 어딘가 활용한다는 게 정말 놀랍고 좋았다. 장소가 모리오초 내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한 에피소드에서 어떻게든 주인공 일행 중 누군가와 연을 쌓았기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일회용으로 버리지 않고 써준다는 점에서도 좋고, 이런 것도 다 생각하고 만화를 그리는 거냐 만화가는... 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일상에 걸맞게 주인공 측 캐릭터들이 많다는 점이 좋다. 1부는 주요 인물이라고 해봐야 정말 몇 안되고, 2부도 마찬가지고... 3부는 주인공 팀보다 적 팀이 사람이 훨씬 많다. 4부에서 키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나... 랑 마지막에 레이미가 성불할 때 두 번 모두가 모여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정말 일상 애니 같아서 좋다.
그리고 오프닝 연출... 3부부터 생각한거지만 진짜 변태인가... 싶었다. 애니화 정말 잘 한다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 4부는 일상 애니가 맞다. 단지 그 일상 겉을 죠죠가 둘러싸고 있을 뿐인... 아무튼 4부 너무 재미있었다. 극장판 하나 본 것 같은데 여운이 안 가셔서 계속 4부 생각만 하는 중이다. 만화책으로도 봐보고 싶은데, 이건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저랑 죠죠 이야기 해주세요...